1.
다짱요, 나랑 무슨 상관이야!
打酱油 [dǎjiàngyóu] (회사에서) 잡일을 하다. (예를 들어, 커피만 따르거나, 뒷처리만 하거나) 나와 상관없다. 관심없다 It's none of my business.
2.
2008년 홍콩에서 섹스 사진 스캔들(艳照门)이 터졌다. 홍콩의 유명 배우 진관희陈冠希가 장백지張柏芝를 포함한 수명의 여자들과 섹스 사진을 찍고, 그것을 유출하여 엄청난 풍파를 일으킨 사건이었다.
중국의 한 방송국에서 그 스캔들에 관해 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마침 바쁘게 지나가던 한 남자를 붙들고 기자가 그 사건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 남자는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가요? 난 그저 간장사러 나왔을 뿐인데.关我鸟事,我出来买酱油的。”라고 무심하게 말하곤 휙 지나가 버렸다. 이후 남자의 쿨한 대답인 ‘다짱요打酱油’란 말은 인터넷에서 폭발적으로 유행하게 되었다. 예전 중국에서는 간장을 사려면 빈 병을 들고 간장 가게에 가야 했다. 막걸리나 술처럼 간장도 필요한 만큼 병에 담아 사 와야 했다. 그것을 ‘다짱요打酱油’라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이 지금은 그 남자의 말처럼 나랑 상관없거나 관심 없다, 또는 그냥 지나갈 뿐이다라는 방관자적 의미로 바뀌어 사용되게 된 것이다.
요즘 중국에서는 기강 잡기가 한창이다. 정권 유지를 위한 작업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나처럼 학교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직접적이고 노골적이다. 나는 중국에 있으면서 많은 한국어 교재를 만들어 왔다. 지금도 여러 교재를 만드는 중인데 몇 해 전부터 이런 조짐이 있어 왔다. 이전까지 그런 적이 없었다. 교재 내용에서부터 사진 삽입이나 삽화까지 여러 태클이 위로부터 내려와 이상하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젠 아예 공식적으로 교육부에서 외국어 교재까지 직접 만들어 보급할 예정이니 내년부터 이 교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외국어 교재도 중국의 국정과 사정에 맞는 내용이 필요하다나. 중국 전통 문화를 선전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럼 이제껏 만든 교재들은 어쩌고, 또 출판사들은 뭐가 되는 건데? 일률적이고 선전적인 교재로 다시 교안을 만들고 수업을 해야 한다니 벌써부터 골치가 아프다. 오늘 학과 교수들 sns에 올라온 교육부의 <교재와 과정> 연수, 필수 참가 요망 공지를 보면서 ‘다짱요打酱油’, 이 말이 문득 떠올랐다. 내가 살고 있고 또 살아갈 이곳에서, 게다가 외국인으로서 뭔가를 보아도 입도 뻥긋할 수가 없다. 참나~. 그래서 소심한 저항이라도 해 보려 한다. 침묵의 대다수, 이른바 '비폭력 비협조'. 다짱요를 외치며. 그래서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3.
guān wǒ shén me shì qíng wǒ shì lái dǎ jiàng yóu de
关我什么事情?我是来打酱油的。 It's none of my business. I am just passing by.
wǒ jiù shì gè dǎ jiàng yóu de 我就是个打酱油的。 I am just a makewe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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